기한이익상실은 아직 만기가 안 됐는데도, 남은 대출 원금을 한꺼번에 갚으라는 청구가 열리는 상태를 말합니다. 매달 나눠 내던 권리가 끊기고, 그다음 날부터는 잔액 전체에 연체이율이 붙을 수 있습니다.
대출을 받을 때 차주는 만기까지 나눠 갚을 수 있는 기한의 이익을 가집니다. 민법상 기한의 이익은 채무자에게 있는 것이 원칙이고, 약정이나 법령이 정한 사유가 생기면 그 이익을 잃습니다. 은행 창구에서 쓰는 말은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 가계용 제7조(기한전의 채무변제의무)에 모여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 제10006호가 뼈대이고, 각 은행이 같은 뼈대 위에 상품 특약을 얹습니다.
중요한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자 하루를 밀렸다고 바로 잔액 전체가 청구되지는 않습니다. 둘째, 지체 기간이 지나 기한이익이 상실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밀린 이자만이 아니라 남은 원금 전액을 당장 내라는 청구가 열리고, 연체이율의 계산 밑천도 잔액 전체로 바뀝니다. 주택담보라면 임의경매 준비, 신용대출이라면 기한이익상실 등록과 추심 위임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승인 한도나 감면을 보장하는 단계는 아닙니다.
같은 연체라도 창구가 갈립니다. 단순 연체는 해당 회차 이자나 그달 원리금만의 문제입니다. 기한이익상실은 잔액 전체의 문제입니다. 연체정보를 신용정보원에 올리는 시점(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연체한 때)은 또 다른 일정입니다. 세 일정을 한 덩어리로 보면, 아직 통지 전인데 잔액을 다 내야 한다고 착각하거나, 반대로 상실 통지를 받고도 밀린 이자만 넣으면 된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